대전인쇄특화거리의 한 인쇄업체에서 일감이 없어 대표가 홀로 앉아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대전시와 동구가 지역 ‘인쇄산업 육성·부흥사업’을 공동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목표 및 방향이 서로 엇갈리면서 사업지속성과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시는 인쇄산업 거점 이전을 통한 지역 신산업 육성, 구는 기존 거점을 중심으로 한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
14일 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약 26억 원을 투입해 서구 평촌일반산업단지에 약 5만평 규모 ‘대전 첨단 인쇄출판정보산업 집적화 단지’(이하 인쇄출판산업단지)를 구축 중이다.
동구에 위치한 기존 인쇄거리가 시설 노후화 또는 재개발·재건축 대상지 편입에 따라 새로운 인쇄산업 육성 거점을 마련하는 것.
시가 추진하는 인쇄출판산업단지는 인쇄업 뿐만 아니라 출판·디자인 산업까지 아우르는 신규 산업지구 조성을 통해 해당 산업을 지역신산업으로 육성하는 게 목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시 인쇄산업 육성책이 동구가 추진 중인 인쇄산업 부흥책과 사업 방향을 서로 달리한다는 것.
앞서 박희조 동구청장은 지난 7월 취임과 동시에 정동 일원의 인쇄거리 활성화를 통한 지역인쇄산업 육성지원을 공약한 바 있다.
100년 역사의 동구 인쇄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인쇄산업을 민·관 동반주도의 도심형 문화융합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여기에 인쇄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적극 육성해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사업비 약 4억 원을 투입, 기존 인쇄거리에 ‘인쇄문화전시관’을 조성하고 매년 ‘인쇄출판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 차원의 기존 인쇄거리 부흥책을 두고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다.
시 인쇄출판산업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인쇄산업 본거지 이전이 예정돼 있기 때문.
실제 내년 상반기부터 평촌산업단지 분양이 시작되는데, 이에 따라 많은 동구인쇄거리 업체가 이동할 것이라고 지자체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기존 동구인쇄거리를 중심으로 기획된 지역축제·전시관, 관련 일자리 등이 과연 장기적으로 유망한 지에 관한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평촌산단·동구인쇄거리 2곳에서 제각각 추진되는 인쇄산업 육성정책의 효율성 여부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동구 관계자는 “신규산단 완성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전까지 구가 인쇄거리 활성화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인쇄업 거점이 이동하고 난 이후 구 사업의 지속성·인쇄문화 명맥 유지 방안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노세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