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 마당] 르네상스와 숙련기술 가치 재발견 :: 대전일보

일반적으로 르네상스(Renaissance)는 유럽·문명사에서 14세기부터 16세기 사이 일어난 문예 부흥 또는 문화 혁신 운동을 말한다. 이 정신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으로 널리 퍼졌으며, 인문주의·건축·회화·조각·음악 등 각 사회분야 개혁으로 이어져 근대화를 견인한 역사적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르네상스 확산의 시초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인 피렌체의 ‘성세례요한 세례당 청동문 제작 공개경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4세기 유럽에서는 흑사병 유행으로 전 인구의 3분의 1인 400만여 명이 사망하였고, 이탈리아 중부도시 피렌체는 80%의 시민을 이 전염병으로 잃었다. 1500년경 다시 흑사병이 재발하였으나 거의 피해가 없이 잠잠해 지면서 흑사병 소멸을 기리기 위해 피렌체 정부는 하나님께 성세례요한 세례당 청동문 제작 공모전을 개최하였고,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이 경쟁에 참가, 최종 후보 기베르티와 브루넬레스코가 결승전에 올라 불꽃튀는 대결을 펼치면서 르네상스(건축분야)의 서막이 열리게 되었다.

당시 피렌체 정부, 엄밀히 말하면 메디치 가문에서 예술가를 수십년간 아낌없이 후원하고 최종 공모전에서 탈락한 예술가에게도 관용과 기회를 부여해 이들이 재기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술과 예술에 대한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우수한 예술가들을 양성했던 당시의 정책은, 기술정책이나 예술정책을 펼치는 현재의 정부 정책 담당자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이러한 르네상스 시대를 발판으로,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부터 제2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되면서 산업기술은 고도로 기계화, 분업화 되었고 산업현장에서의 숙련기술 역시 세분화 되어 발전되었다.

우리나라는 불과 50년 정도 짧은 기간에, 산업혁명 이후 약 200년에 걸쳐 발전시킨 선진국의 산업기술 수준으로 끌어 올려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이 기술강국임을 증명해냈다. 이렇게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뿌리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숙련기술자 양성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지지였다.

이런 가운데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및 산업기술의 고도화로 산업사회의 흐름은 가격경쟁에서 품질경쟁으로 변화하였고, 이에 맞춰 숙련기술인에 대한 인식 및 숙련기술의 변화라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정부는 숙련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숙련기술장려 기본 계획’을 2차례에 거쳐 수립·시행하였다.

2012년도 제1차 및 2018년도 제2차 기본 계획에 공통으로 담겨있는 주요 추진 과제중 하나가 바로 2005년 제40회 대전광역시 전국기능경기 대회에서 무역전시관 등 3개 경기장 드레스메이킹(의상디자인) 등 9개직종에 대하여 최초 실시 했던 열린 기능경기대회를 통한 숙련기술 가치 재발견이다. 구체적으로, 기능경기대회 활성화를 통해 숙련기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시키고 전국대회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등 누구나 참관 가능하도록 하여 전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의 대회가 되도록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올 가을 오는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열리는 이번 제56회 대전광역시 전국기능경기대회서는 열린 기능경기대회 활성화를 위해 전체 7개 경기장 53개 경기 직종 중 대전컨벤션센터, 배재대학교, 대전엑스포시민광장,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 등 4개 열린 경기장에서 요리, 헤어디자인, 게임게발, 산업용드론제어 등 29개 직종을 배치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설치 할 예정이다. 또한 10.5-8일 중에는 대전 갑천일대에서 대전시 특화 컨텐츠인 드론 전시와 드론 운전 시연행사를 개최하고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 제과?제빵 등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숙련기술 체험프로그램을 통하여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 다채로운 문화 및 부대행사를 마련하여 시민과 함께하는 대회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대회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520년 전 피렌체에서 페스트 전염병 소멸을 기리기 위해 청동제작 경연대회가 열리면서 문예부흥이 일어났듯이, 전 국민이 코로나19에 고통을 겪고있는 현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여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숙련기술 르네상스를 바라는 대회라는 점에 있다. 대회 준비위원회에서는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안전하고 빈틈없이 준비하여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전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진력(盡力)할 것이다. 박미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Related Articles

최신 기사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