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전시당위원장 선출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당초 장철민 의원(왼쪽) 합의 추대로 가닥이 잡혔으나, 박정현 의원이 도전 의사를 내비치며 경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 자료사진.
[유솔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전시당위원장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당초 장철민 의원(재선·대전동구) 합의 추대로 가닥이 잡혔으나, 박정현 의원(초선·대전대덕)이 도전 의사를 내비치며 경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
14일 복수 지역 정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장 의원은 지난 4·10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황운하 의원(조국혁신당·비례) 탈당으로 공석이 된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당시 후보(현 의원)들은 장 의원을 차기 시당위원장으로 합의 추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총선 승리 공신으로 추대가 기정사실화 됐다.
장 의원은 최근 본보 영상 인터뷰 ‘디터뷰(D-terview)’를 통해 시당위원장 출마 의사를 분명하게 표명했다. <관련기사 5월 22일자 : ‘충청 최연소 재선’ 장철민 “시당위원장으로 정치복원”>
선거 이후 ‘시당 재도약 TF(단장 장철민)’를 꾸린 것 역시 시당대회 이후 TF에서 논의한 안건을 토대로 시당을 운영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됐다.
박정현 “지역 내 당권 강화 분위기 조성”
하지만 박 의원이 돌연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박 의원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의례적으로 지역위원장 돌아가면서 하지 않았느냐”며 “최근 당원이 직접 대표주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고, 지도부 한사람으로서 지역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경선 시 친명·비명 싸움 될 수도”
다만 지역 정가는 경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시당위원장 임기 내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이번에 선출하는 위원장은 광역·기초의원 등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자칫 집안 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경선을 하면 출혈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벌써부터 파벌이 갈라지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며 “자칫 친명(친이재명) 박정현과 비명(비이재명) 장철민 간 싸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철민 “경선 시 부작용 최소화 해야”
현재 민주당 중앙당은 당 대표 대선 출마 1년 전 사퇴 규정에 예외를 두는 당헌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이재명 대표 연임과 대권 도전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박 의원 출마를 두고 ‘지역에서도 이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우려에 “좋은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토론 과정을 집안 싸움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이 대표 역시 후보로 나와 적합하다면 선택받는 것이다. 투표를 통해 본인의 지향을 밝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장 의원은 “박 의원이 출마를 선택한다면 경선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원래 선거를 통해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갈등과 부작용을 최소화 하도록 애쓰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당위원장을 선출하는 시당대회는 7월 말~8월 초 쯤 열릴 예정이다.